국내 금값 사상 최고치 역대 최고가…거래 대금 사상 최대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와 세계 경제 둔화 우려 속에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 거래 대금 또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 금값, 온스당 3000달러 전망도 나와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4월 인도분) 가격은 온스당 2875.8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으며,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주요 금융 기관들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지속되면서 금값 상승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KRX 금 현물 가격(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 대비 4.58%(6470원) 오른 14만 782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금 한 돈(3.75g) 가격도 55만 4325원으로 60만 원에 육박하며, 실제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한 돈짜리 돌반지 가격은 세공비 등을 포함해 60만 원을 넘어서고 있다.
또한 이날 금 거래 대금은 1088억 3600만 원으로 2014년 3월 금시장이 개설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과 맞물려 국내 금 거래량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ACE KRX 금현물 ETF, 국내 최대 금 ETF 투자 상품으로 성장
국내 금 투자 시장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국내 최대 금 ETF(상장지수펀드)인 ‘ACE KRX금현물’의 순자산액이 8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 1월 23일 7000억 원을 넘어선 지 단 4거래일 만에 1028억 원이 증가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특히 ACE KRX금현물 ETF는 국내 금 투자 펀드 중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공모 금 펀드 13종의 2024년 전체 순자산 증가액이 5596억 원인데, 이 중 91.72%에 해당하는 5136억 원이 ACE KRX금현물 ETF에 집중됐다.

금값 상승 요인,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 ▲각국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유로존의 금리 인하 사이클 ▲ETF를 통한 금 보유 확대 등을 꼽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이에 따른 관세 전쟁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상승세는 단기간에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가격 부담이 다소 작용할 수는 있지만, 금값 상승의 근본적인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 안전자산 투자 전략 어떻게 짜야 할까?
현재 금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다양한 투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KRX 금 시장을 통한 금 현물 투자, 금 ETF 및 금 선물 투자 등 여러 방식이 있으며, 각각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ACE KRX금현물 ETF는 선물형 ETF와 비교해 롤오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기 투자에 유리한 구조를 가진다. 또한 국내 유일의 금 현물 투자 ETF로, 연금계좌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최근 금값 상승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금현물 ETF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 투자는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값, 지금이 가장 싸다? 전문가 의견 엇갈려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현재 시점에서 추가 매수를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값이 이미 많이 상승한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현 경제 상황이 지속되는 한 금값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 기회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금값이 변동성이 큰 자산임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차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결국 금값이 더 오를지, 하락할지는 향후 글로벌 경제 상황과 금융 정책 변화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금이 여전히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