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이시바 첫 정상회담: 무역균형과 대북 협력 강화

트럼프, 미·일 무역균형 강조… 이시바 “대미 투자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균형 문제와 대북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 간 무역 불균형 해소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이시바 총리는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확대할 뜻을 밝혔다.
미·일 무역균형 조정과 대미 투자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의 첫 회담에서 “미·일 관계는 굳건하지만, 무역에 있어서 공정한 관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가 현재 100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며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고 균형 잡힌 무역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일본 기업들은 미국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를 통해 미·일 간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685억 달러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사상 7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자동차 및 철강 산업이 미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이는 미국 제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다음 주 다수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일본도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시바 총리는 이에 대해 “일본은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노력을 지지하지만, 공정한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양국이 협력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 인수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바이든 전 대통령과 동일한 입장”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그는 “투자 형태라면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고, 이시바 총리도 “미국 철강 산업과의 협력은 인수보다는 투자 및 기술 협력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1조 달러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하며, 이는 일본 자동차 기업인 토요타와 이스즈(ISUZU)의 투자 확대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증가 등의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은 미국 내 반도체 및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 논의… “미·일, 북한과 관계 형성 추진”
이날 회담에서는 북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매우 잘 지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쟁을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과 전 세계에 있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며,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은 북핵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문제 해결에도 집중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한 논의도 진행했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과 일본이 협력하여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인도-태평양 지역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쿼드(Quad) 및 한국, 필리핀과의 3자 협력을 포함한 다층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힘과 강압을 통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양국 정상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미래 협력 방향과 경제적 교류 확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일 양국은 경제적 협력과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합의를 도출했다. 특히, 일본은 지난 5년 동안 미국에 대한 직접 투자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로,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4년 동안 미국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대미 투자가 무역 불균형 해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미·일 간 금융 및 통화 협력 강화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양국 재무장관은 환율 문제와 관련해 긴밀한 대화를 지속할 것이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양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양국 간 무역 관계 개선과 경제 협력 확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북한 문제 해결 및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협력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지속할 것임을 확인했다. 앞으로 미·일 간의 경제 및 외교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