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대표 게임사 크래프톤이 마침내 ‘AI 퍼스트(AI First)’ 전략을 공식화했다. 28일 발표된 이번 선언은 단순한 기술 투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크래프톤은 앞으로의 모든 게임 개발, 서비스 운영, 조직 구조를 인공지능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히며, 글로벌 게임 시장이 AI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회사는 연간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자체 GPU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게임 내 AI NPC·플레이어 맞춤형 콘텐츠·운영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건, 크래프톤이 AI를 단순한 개발 보조 도구가 아닌 ‘게임 경험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고 천명한 점이다. 회사는 내부적으로 ‘AI 에이전트팀’을 신설해 모든 게임 기획 단계에서부터 AI 알고리즘이 개입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할 예정이며, 향후에는 이용자 데이터 기반으로 스토리라인을 스스로 진화시키는 ‘셀프 어댑티브 게임 구조’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에 따라 콘텐츠가 달라지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경험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크래프톤은 이를 위해 GPU 클러스터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 학습 인프라를 동시에 운영할 계획이다. AI가 실시간으로 유저의 플레이 스타일을 분석해 전투 난이도, NPC 행동 패턴, 대화 선택지를 조정하는 기술은 이미 내부 테스트 단계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운영 자동화 시스템도 강화된다. 예를 들어,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비정상 행위를 탐지하고 밸런스를 조정하는 역할을 AI가 수행함으로써, 사람의 개입 없이도 실시간 운영이 가능한 구조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업계는 크래프톤의 이번 행보를 “한국 게임산업이 진정한 AI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이 AI를 도입한다고 밝히긴 했지만, 실제로 조직 전체를 AI 중심으로 개편한 사례는 드물었다. 특히 ‘PUBG(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했던 크래프톤이 이제는 기술 혁신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이는 단순히 신기술을 적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회사의 문화와 사고방식 자체를 AI 친화적으로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이번 변화는 도전이자 기회다. 게임 엔진을 다루던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되고, Unity나 Unreal을 기반으로 한 기존 개발 프로세스에 ‘AI 자동화 모듈’을 결합하는 기술 역량이 필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AI가 스토리, 음성, 애니메이션, UX를 동시에 조율하는 통합 파이프라인이 구축되면, 개발자는 더 이상 모든 요소를 직접 조정할 필요 없이 ‘AI와 협업’하는 새로운 형태의 제작 환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크래프톤은 AI 분석을 통해 유저 취향과 플레이 패턴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라 실시간 개인화 마케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유저가 PvP 모드를 자주 즐긴다면 전용 장비 프로모션이나 리워드 이벤트가 자동으로 노출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광고가 아닌, AI가 실시간으로 유저의 성향을 이해하고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차세대 CRM의 형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운영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지만, 장기적으로는 “AI가 게임의 감정적 요소를 얼마나 섬세하게 구현할 수 있을까”라는 철학적 과제도 제기된다고 분석한다. 즉,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게임의 몰입감과 서사는 여전히 인간의 창의성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크래프톤은 내년 상반기 안에 ‘AI 퍼스트’ 체계를 전면 적용한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며, 기존 IP에도 점진적으로 AI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AI 퍼스트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회사의 미래 생존 전략”이라며 “AI가 창작의 한계를 넘는 도구가 아닌, 창작 자체가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크래프톤은 전통적인 게임 개발사의 틀을 넘어, AI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 새로운 형태의 테크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의 물결은 머지않아 한국 게임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