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하나의 신약이 적응증을 하나 더 확보하는 데는 수백억원대 임상개발비와 수년의 허가 절차가 들어간다. 그런데 지금 국내 건강보험 체계는 위험분담계약(RSA) 적용 약제의 경우 새 적응증이 추가돼도 약가를 그대로 둔다. 적응증별로 가치가 다르면 가격도 달라야 한다는 논의가 개념 단계를 지나 실제 제도 운영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무슨 일인가
보도자료가 말하는 것은 간단하다. 적응증이 5개인 약물이라면 5개의 가격을 매기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것. 그런데 데이터가 보여주는 현실은 다르다. 현재 RSA 약제는 신규 적응증이 추가되더라도 비용 재산정 없이 기존 계약 조건이 그대로 유지된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새 적응증을 확보해도 건보 급여 측면에서 추가로 인정받는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임상 3상을 새로 돌리고 품목허가 확대 절차를 밟아도, 급여 협상 테이블에서는 사실상 정산이 되지 않는 구조다.
이 논의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제도 손질 이슈가 아니라 환자 접근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적응증마다 임상적 가치와 대체재 유무, 환자군 규모가 다른데 단일 가격으로 묶으면 저가치 적응증에 맞춰 가격이 눌리거나, 반대로 고가치 적응증의 접근성이 후순위로 밀리는 왜곡이 생긴다. 적응증별 차등 약가는 이 왜곡을 풀기 위한 시도이지, 무조건적인 약가 인상 요구가 아니다.
배경과 맥락
RSA는 신약의 불확실한 비용효과성을 제약사와 건보공단이 나눠 부담하는 계약으로, 항암제·희귀질환 치료제처럼 고가이면서 초기 근거가 제한적인 약제에 주로 적용돼 왔다. 문제는 이 계약이 애초에 단일 적응증 기준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신약이 출시 이후 적응증을 확장하는 경우가 늘면서, 최초 계약 틀이 다중 적응증 시대의 가치 배분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누적된 것이 이번 논의의 배경이다.
시장·종목에 미치는 영향
- 유한양행: 폐암 치료제 렉라자처럼 적응증 확장을 추진 중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는 적응증별 가치 인정 구조가 생기면 확장 임상에 들어간 비용을 급여 협상에서 회수할 경로가 넓어진다.
- 한미약품: 다중 적응증을 겨냥한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한 만큼, 적응증별 약가 산정이 표준화되면 향후 신약 개발 시 적응증 확장 전략의 경제성 계산 자체가 달라진다.
- 셀트리온: 자가면역질환 등 여러 적응증에 걸쳐 있는 바이오시밀러·항체 신약 포트폴리오는 적응증별 가격 차등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구조다.
-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유통·판매 파트너사: RSA 적용 항암제·희귀질환 치료제 다수가 다국적 오리지널 약물인 만큼, 제도 변화는 국내 유통망을 가진 상장사의 매출 인식 방식에도 파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