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블룸버그 집계 기준 신흥국 8개 통화를 대상으로 한 달러 조달 캐리트레이드가 2008년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익 구간에 들어섰다. 미 달러·엔·유로 등 저금리 통화로 자금을 빌려 터키 리라, 브라질 헤알, 콜롬비아 페소 등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전략이 재가동됐다는 뜻이고, 이 흐름은 위험자산 전반의 유동성 스위치가 켜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크립토 시장에도 같은 스위치가 연결돼 있다는 점이 이번 랠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왜 지금 중요한가
캐리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통화 자산에 넣고 그 금리 차이인 캐리를 챙기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다시 살아났다는 건 시장이 달러 약세를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추세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달러가 계속 빠질 것이라는 베팅이 커지면 조달 비용인 달러 금리보다 환차익 기대가 더 커지고, 그 자금은 신흥국 채권만이 아니라 위험자산 전반으로 흘러간다. 비트코인이 2024년 이후 매크로 유동성 지표와 상관계수를 높여온 자산이라는 점에서, 달러 약세 랠리는 크립토 시장에도 직접적인 자금 유입 경로다.
다만 이 흐름의 위험은 캐리트레이드 자체의 구조에 있다. 캐리트레이드는 변동성이 낮을 때만 작동하고, 조달 통화의 금리가 갑자기 오르거나 환율이 급변하면 레버리지 청산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다. 2024년 8월 5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엔 캐리트레이드가 급격히 풀리자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6만5000달러대에서 4만9000달러대로 밀린 사례가 이미 있다. 지금의 신흥국 달러 캐리트레이드도 조달 통화가 다를 뿐 같은 메커니즘을 공유한다. 달러 약세가 되돌려지는 순간, 이번엔 반대 방향의 청산이 크립토 시장을 덮칠 수 있다는 뜻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코인인데, 이 시장의 시가총액은 달러 유동성이 풀릴 때 함께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왔다. 캐리트레이드발 달러 조달 확대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잔고 증가로 이어질 여지가 있고, 서클처럼 달러 국채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업체는 금리 환경 변화에 수익 구조가 직접 연동된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쟁점 정리
- 달러 약세가 추세인가 일시 조정인가 — 캐리트레이드 확대는 시장이 추세 쪽에 베팅했다는 뜻이지만, 방향이 바뀌면 되돌림 속도가 더 빠르다.
- 캐리트레이드와 크립토의 상관성 — 2024년 8월 엔 캐리 청산 당시 비트코인이 동반 급락한 전례가 있어, 신흥국 캐리트레이드 되돌림도 잠재적 리스크 변수다.
- 기관 자금의 방향 — 위험선호 확대가 신흥국 채권을 넘어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입으로도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 조달 통화 다변화 — 이번엔 엔화 외에 달러·유로도 조달 통화로 쓰이고 있어, 되돌림이 발생할 경우 파급 경로가 더 복잡하다.
관련 종목·섹터 영향
- 코인베이스 — 위험선호 심리 확대는 거래대금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라, 캐리트레이드발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거래 수수료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 마이크로스트래티지 —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려온 만큼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돼 움직이는 구조라, 달러 약세로 인한 위험자산 랠리와 되돌림 양쪽에 노출이 크다.
- 서클 — 스테이블코인 발행 잔고가 늘면 준비자산인 단기 국채 운용 수익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지만, 반대로 금리가 빠르게 내리면 이 수익원이 줄어드는 양면성이 있다.
- 로빈후드 — 리테일 투자자의 위험자산 거래가 늘어날 때 크립토 거래 수수료와 예탁자산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 이번 랠리의 수혜 경로에 포함된다.
- 마라톤디지털 — 채굴 기업은 비트코인 가격에 이익이 직접 연동돼 있어 랠리 국면에서 채산성이 개선되지만, 달러 약세가 원자재·전력비 상승으로 번지면 원가 부담이 커지는 반대 경로도 함께 작동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