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브리핑
- 개인투자자가 15조원어치를 사들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이 28일 일제히 급락하며 상장가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
-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기초자산이 제자리로 돌아와도 복리효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 상장 두 달 만에 벌어진 손실인 만큼, 상품 승인 문턱과 투자자 보호 장치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이 달라지나
이 폭락이 진짜 말하는 건 특정 기업의 실적 부진이 아니다. 레버리지 ETF라는 상품 구조 자체가 하락 국면에서 손실을 어떻게 증폭시키는지를 보여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하나의 하루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문제는 이 추종이 누적 방식이 아니라 매일 재조정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기초자산이 하루는 10% 오르고 다음 날 10% 빠지면 원금은 그대로여야 할 것 같지만, 2배 레버리지 구조에서는 20% 오른 뒤 20% 빠지는 셈이 되면서 실제로는 원금보다 줄어드는 구조적 손실이 발생한다.
여기에 기초자산 자체가 방향성 있게 흘러내리기까지 하면 손실은 산술급수가 아니라 기하급수로 불어난다. 상장 두 달 만에 가격이 반토막 났다는 건 기초자산이 완만하게 조정받았더라도 레버리지 구조가 그 낙폭을 여러 배로 부풀렸을 개연성이 크다는 뜻이다. 15조원이라는 누적 매수 규모는 그만큼 많은 개인 투자자가 이 구조적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진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단기 트레이딩을 위해 설계된 상품을 중장기 보유 관점에서 접근한 투자자가 많았다면, 실현된 손실은 통계상 반토막보다 체감상 훨씬 클 수 있다. 레버리지 ETF는 원래 하루짜리 도구로 설계된 상품이라는 점을 상장 두 달 만의 반토막이 다시 일깨운 셈이다.
숫자와 맥락으로 보기
14개 종목에 걸쳐 15조원이 몰렸다는 건 종목당 평균 1조원 안팎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뜻이다. 국내 개별 종목 ETF치고는 작지 않은 규모다. 그런데 이 자금이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집중됐다는 사실 자체가 리스크 신호였다. 신규 상장 초기에는 유동성 공급자의 호가 스프레드와 추적오차가 안정화되기 전이라 변동성이 통상보다 커지기 쉽고, 레버리지 구조와 맞물리면 그 변동성이 고스란히 손실로 전이된다.
상장가 대비 반토막이라는 표현은 산술적으로 50% 이상 하락을 의미한다. 2배 레버리지 상품이 50% 넘게 빠지려면 기초자산은 산술적으로 25에서 30%대 하락에 변동성 감내효과가 더해진 수준이면 충분히 도달 가능한 낙폭이다. 즉 기초자산 자체는 급락이라 부르기 애매한 조정이었더라도, 레버리지 구조가 이를 반토막 수준으로 증폭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