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미국의 이란 공습 취소는 표면적으로는 긴장 완화 신호다. 그런데 정부는 도리어 2일 중동 전쟁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호르무즈·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막히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짚었다. 공습이 취소된 것과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다른 문제라는 뜻이다.
무슨 일인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화상으로 중동 전쟁 실물경제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 중인 상황에서도 별도로 화상 회의를 소집했다는 사실 자체가, 정부가 이번 사안을 일회성 뉴스가 아니라 지속 관리 대상으로 본다는 신호다.
회의의 초점은 석유·가스·나프타 등 핵심 에너지 자원의 수급 현황과 비상 대응 태세였다. 특히 주요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차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점검 범위에 넣었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하나가 막히는 상황과 둘이 동시에 막히는 상황은 대응 비용의 차원이 다르다.
배경과 맥락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길목이고,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로 이어지는 홍해 항로의 관문이다. 바브엘만데브는 이미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상당수 선사가 희망봉 우회로 노선을 바꾼 전례가 있는 구간이다. 여기에 호르무즈까지 겹쳐 막히면 원유 수송 경로와 물류 우회 경로가 동시에 사라지는 셈이라, 대체 항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 놓인다.
한국은 원유의 절대다수를 중동 항로에 의존하는 구조라 이 두 해협의 동시 차단은 단순한 유가 상승 이상의 문제다. 공습 취소로 즉각적인 무력 충돌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정부가 굳이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짚었다는 것은 이 리스크를 확률은 낮아도 대응 계획은 미리 짜둬야 하는 꼬리 위험으로 분류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시장·종목에 미치는 영향
- 에쓰오일·SK이노베이션: 원유 도입 노선이 호르무즈에 걸려 있어 통행 차질 시 조달 비용이 먼저 오른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이 정제마진 확대로 이어지면 매출과 비용이 동시에 늘어나는 구조라, 방향성은 유가 상승폭과 정제마진 스프레드가 함께 움직이는지에 달려 있다.
- 한국가스공사: 카타르산 LNG 상당량이 호르무즈를 통과한다. 해협이 막히면 현물 시장에서 대체 물량을 더 비싸게 조달해야 하는 구조라 원가 부담이 직접적이다.
- 대한항공: 항공유는 원가 구조에서 비중이 큰 항목이다. 유가가 오르면 유류할증료로 일부 전가되지만 전가에는 시차가 있어 단기 마진 압박이 먼저 온다.
- HMM: 바브엘만데브발 홍해 우회는 이미 진행 중인 변수다. 우회 항로가 굳어지면 운항 거리 증가로 운임이 오히려 오르는 쪽으로 작용해온 전례가 있어, 이번 리스크는 해운주에는 반대 방향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
-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화학사는 정유사와 달리 조달 비용 상승을 제품가에 온전히 전가하기 어렵다. 정부가 나프타를 별도로 짚은 것도 이 구간의 원가 취약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