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의약품 판매 허가권을 사고팔 때 약가를 다시 낮춰 매기는 조항이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안건으로도 오르지 않은 채 5월 고시 개정안에 담긴 이 규정 하나로, 계약을 진행 중이던 제약사들이 사업을 멈춰 세웠다. 국내 A사는 다른 회사의 품목 허가권을 양수하는 과정에서 20억원 손실을 떠안게 됐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사건의 전말
이 조항은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에 담겼다. 통상 약가에 영향을 미치는 굵직한 규정은 건정심 안건으로 올라 공개 논의를 거친다. 이번 양도양수 관련 약가 인하 규정은 그 절차 없이 고시 개정 형태로 등장했다. 시행일은 8월이지만 영향은 이미 시작됐다. 5월 개정안이 나온 직후부터 계약 상대를 찾던 제약사들이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게 요지다.
손실이 만들어지는 경로는 단순하다. 품목 허가권 양수는 보통 완제품의 매출권과 약가를 그대로 넘겨받는 거래다. 그런데 양도양수를 거치면 약가가 재산정돼 낮아지는 규정이 생기면, 계약 체결 시점에 산정했던 딜 밸류가 실제 이전 시점에는 깎여 있는 구조가 된다. 국내 A사가 20억원 손실을 떠안게 됐다는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문제는 이 손실이 양수사만의 몫이 아니라는 점이다. 양도사도 약가가 낮아진 품목을 넘기면 매각가 협상에서 제값을 받기 어려워진다. 양도사도 양수사도 계약을 밀어붙이기도, 접기도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는 표현이 그래서 나온다.
구조적 배경
이런 규정이 왜 나왔는지는 원문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지만, 정책 의도는 짐작할 수 있다. 품목 허가권 이전을 이용해 약가를 우회적으로 유지하거나 인상하는 사례를 차단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문제는 도입 방식이다. 건정심 정식 심의를 거치지 않고 고시 개정만으로 시행되면서, 업계는 사전 의견 수렴 없이 계약 관행 전체가 바뀌는 상황을 맞았다. 8월 시행 전부터 실제 손실 사례가 나온다는 것은, 이 조항이 경과조치 없이 진행 중인 계약에도 소급 적용될 가능성을 업계가 우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종목·업종 파급
- 품목 허가권 인수합병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해온 중소형 제네릭·전문의약품 제조사 — 약가 재산정 리스크가 반영되면 M&A를 통한 외형 성장 전략의 밸류에이션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
- 완제품 위탁판매·라이선스인 비중이 높은 제약사 — 품목 이전 거래가 위축되면 신규 매출원 확보 경로가 좁아진다.
- 이미 양수 계약을 진행 중이던 회사들 — 8월 이전 체결분에 대한 경과조치 여부에 따라 손익 규모가 크게 갈린다.
- 약가 협상력이 약한 후발주자 제네릭사 — 양도양수 시장이 위축되면 품목 구조조정 대신 자체 개발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비용 부담이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