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은행주는 2022년 상반기 금리 상승의 수혜를 받았지만, 유가증권 평가손실과 충당금 부담이 순이익을 깎아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막혔다.
금융감독원 2022년 8월 발표 기준 국내은행 상반기 순이익은 9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조1000억원, 9.9% 줄었다. 이게 진짜 말하는 건 예대마진 확대만으로는 은행주 리레이팅이 어렵다는 점이다.
사건의 전말
국내은행의 2022년 상반기 이자이익은 2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2조1000억원보다 4조1000억원, 18.8% 늘었다. 순이자마진, 즉 대출 등 운용자산 수익률에서 예금 등 조달비용을 뺀 수익성 지표는 1.44%에서 1.56%로 0.12%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손익계산서의 아래쪽이다. 비이자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원에서 3조2000억원, 65.1% 감소했다. 금리가 오르면 새로 나가는 대출의 금리는 높아지지만, 이미 들고 있는 채권의 가격은 내려간다. 은행의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흔들린 이유다.
대손비용도 같이 올라왔다. 국내은행의 2022년 상반기 대손비용은 3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원보다 1조1000억원, 54.0% 증가했다. 금리 상승은 은행의 매출 단가를 올리지만, 차주의 상환 부담도 함께 올린다. 시장이 은행주를 단순 고금리 수혜주로만 보지 않는 이유다.
구조적 배경
은행업의 고금리 구간은 두 얼굴을 갖는다. 첫 단계에서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상승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며 순이자마진이 개선된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조달비용이 따라 올라오고, 경기 둔화가 연체율과 충당금으로 이동한다.
이번 수치에서 시장이 이미 가격에 반영한 것은 이자이익 증가다.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은 비이자손익의 변동성과 충당금 사이클이다. ROA는 0.58%로 전년 동기 0.72%보다 0.14%포인트 낮아졌고, ROE도 8.09%로 전년 동기 9.53%보다 1.43%포인트 하락했다. 이익의 절대 규모보다 자본 효율이 둔화된 것이다.
종목·업종 파급
- KB금융: 대형 금융지주는 금리 상승기에 순이자마진 개선을 가장 먼저 반영하지만, 채권평가손실과 충당금이 커지면 주가순자산비율 할인 요인이 남는다.
- 신한지주: 은행 이자이익 방어력은 강하지만 카드·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시장성 손익이 흔들릴 때 그룹 순이익 변동성이 커진다.
- 하나금융지주: 외환·기업금융 비중이 투자 포인트지만, 환율과 금리 변동성이 동시에 커지면 비이자손익의 질을 따져야 한다.
- 우리금융지주: 은행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는 순이자마진 개선이 직접적 호재다. 다만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얇으면 수익원 다변화 측면의 할인도 남는다.
- 기업은행: 중소기업 여신 비중이 높은 특수은행은 경기 둔화가 오면 충당금 민감도가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
강세 vs 약세 시나리오
강세 시나리오는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급등하지 않고 머무는 경우다. 이때 은행은 대출금리 재산정 효과를 누리면서도 보유채권 평가손실 확대를 제한할 수 있다. 순이자마진이 유지되고 대손비용 증가율이 둔화되면 은행주 배당 매력이 다시 전면에 설 수 있다.
약세 시나리오는 금리 상승이 경기 둔화와 신용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다. 이자이익 18.8% 증가는 이미 숫자로 확인됐다. 그러나 비이자이익 65.1% 감소와 대손비용 54.0% 증가는 은행의 이익 체력이 금리 한 변수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반대 증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