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이 최근 한때 SK하이닉스 보통주 시가총액에 역전당했다. 사업 규모와 이익 규모 모두 삼성전자보다 작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슈퍼사이클 수혜를 온전히 주가에 반영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그중에서도 자체 모바일 AP 엑시노스의 만성 적자에 발목을 잡혔다. 엑시노스는 키우자니 파운드리 수율이 못 따라오고, 접자니 파운드리 가동률과 협상력이 함께 무너지는 진퇴양난에 놓여 있다.
왜 지금 중요한가
공급망을 단계로 뜯어보면 문제의 뿌리는 설계가 아니라 공정에 있다. 엑시노스는 삼성 파운드리의 3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에서 양산되는데, 이 공정의 수율이 경쟁 파운드리의 3나노 대비 열세라는 평가가 반복되면서 같은 세대 AP라도 전력효율과 발열 관리에서 스냅드래곤에 밀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설계팀이 코어 배치와 클럭을 아무리 손봐도 파운드리 수율이 낮으면 다이 단가가 오르고, 그만큼 완제품에 넣기엔 원가 매력이 떨어진다.
이 구조는 이미 세트 사업부의 선택으로 확인된다. 갤럭시 S 시리즈 최상위 라인업 상당수가 이미 전 세계 물량을 스냅드래곤으로만 채우고 있고, 엑시노스는 일부 보급형·중가 라인이나 특정 지역에만 남아 있다. 문제는 이 축소가 악순환의 다음 고리를 만든다는 점이다. 탑재 물량이 줄면 파운드리 입장에서 3나노 라인의 내부 수요가 줄고, 수율 개선에 필요한 학습곡선을 돌릴 기회도 함께 줄어든다. 수율이 안 오르니 원가가 안 빠지고, 원가가 안 빠지니 세트 사업부는 스냅드래곤을 더 쓸 이유가 하나 더 생기는 순환이다.
그렇다고 엑시노스를 접는 게 쉬운 선택은 아니다. 파운드리 사업의 약점은 외부 고객에게 이 공정이 대량 양산에서 검증됐다는 걸 보여줄 대표 사례가 마땅치 않다는 점인데, 계열사 수요인 엑시노스마저 사라지면 그 레퍼런스를 통째로 잃는다. 동시에 세트 사업부는 최상위 AP를 퀄컴 한 곳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면서 가격 협상력을 스스로 내주는 셈이 된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를 키우지도 접지도 못하는 이유는 이 두 손실을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주 묻는 질문
- Q. 엑시노스가 적자인 이유는 정확히 뭔가? A. 설계 자체보다 삼성 파운드리 3나노 GAA 공정의 수율이 발목을 잡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수율이 낮으면 다이당 원가가 오르고, 원가가 오르면 세트 사업부가 채택을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 Q. 시가총액 역전과 엑시노스가 무슨 상관인가? A. 이번 역전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업황 개선이 만든 결과지만, 동시에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적자를 메모리 이익으로 완전히 상쇄하지 못하는 구조가 여전하다는 점도 함께 드러났다.
- Q. 엑시노스를 완전히 접을 가능성은? A. 파운드리 레퍼런스 상실과 AP 공급망을 퀄컴 한 곳에 의존하는 리스크 때문에 당장 전면 철수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다만 갤럭시 라인업 내 탑재 비중 축소는 이미 진행 중이다.
- Q. 개선 여지는 있나? A. 차세대 공정에서 수율이 안정되면 엑시노스 원가 경쟁력이 회복될 여지는 있다. 관건은 파운드리 신공정 수율이 실제로 개선되는 시점이다.
관련 종목·섹터 영향
- 삼성전자: 엑시노스·파운드리 적자가 지속되면 비메모리 사업 손익 개선이 늦어지고, 메모리 이익에 기댄 실적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 SK하이닉스: 메모리 슈퍼사이클 국면에서 사업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해, 삼성전자 대비 밸류에이션에서 우위를 받을 여지가 있다.
- 퀄컴: 갤럭시 라인업의 스냅드래곤 채택 비중이 늘어날수록 AP 공급 물량과 매출 확대의 수혜를 본다.
- 국내 반도체 장비·소재 협력사: 삼성 파운드리 3나노 라인 가동률이 낮게 유지되면 관련 장비·소재 발주 시점도 함께 지연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