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원전 4기, 투자자가 읽어야 할 숫자
한국수력원자력 원전 4기의 정지는 원전 산업의 성장 서사보다 기존 설비의 가동 공백이 먼저 손익에 닿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합뉴스 산업이 29일 전한 분석의 핵심은 이달 22일까지 생산 가능했던 전력 2천395만㎿h와 판매 기회비용 1조8천919억원이다. 투자자는 이 추산액을 곧바로 손실로 확정하기보다 계속운전 심사 결과와 실제 재가동 시점을 분리해 봐야 한다.
계속운전 심사는 설계수명이 끝난 원전의 운전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다.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는 이 심사를 받으며 정지 중이다. 시장이 확인해야 할 것은 신규 설비의 기대가 아니라 이미 지어진 발전설비가 언제 다시 전력 판매로 전환하는가다.
2천395만㎿h가 보여준 가동 공백의 무게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자료는 원전 4기가 멈추지 않았다면 이달 22일까지 2천395만㎿h를 생산했을 것으로 산정했다. 기준은 설계수명 만료 전 최근 10년간 평균 전력 판매량이다. 잠재 생산량은 지난해 부산광역시 연간 전력 소비량의 108%이며, 약 350만명이 1년간 사용할 규모라는 것이 한국수력원자력의 추산이다.
호기별 정지 기간은 고리 3호기 약 24개월, 고리 4호기 약 13개월, 한빛 1호기 약 9개월, 한빛 2호기 18일이다. 판매 기회비용도 고리 3호기 9천886억원, 고리 4호기 5천356억원, 한빛 1호기 3천551억원, 한빛 2호기 125억원으로 제시됐다. 정지 기간이 누적될수록 판매하지 못한 전력의 추산액이 쌓이는 구조다.
황정아 분석,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로 환산
황정아 의원은 해당 설비용량을 300㎿급 대형 반도체 팹 약 12기 또는 360㎿급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10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분석했다. 이 비교가 말하는 것은 특정 반도체 기업이나 데이터센터의 실제 수요가 확보됐다는 뜻이 아니다. 원전 가동 공백을 첨단산업 전력 공급 능력의 단위로 바꿔 보여준 것이다.
지난해 평균 원자력 전력 판매 단가 79원/kWh를 적용하면 이달 22일까지의 판매 기회비용은 1조8천919억원이다. 황정아 의원은 원전 4기가 모두 1년간 정지할 경우 연간 기회비용을 1조9천620억원으로 집계했다. 가동 재개가 이어지면 잠재 생산량이 실제 판매량으로 전환하는 경로가 열리지만, 승인 여부와 재가동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규모를 확정할 수 없다.
심사 지연인가, 통상 절차인가
쟁점은 정지 자체보다 그 원인에 대한 해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설계수명 만료 약 2~3년 전에 계속운전 안전성평가서를 제출했고 통상 3~4년의 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심사 지연이 발생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대로 황정아 의원은 안전을 지키면서 신속한 심사, 신청 시기 조정, 동일 노형 병행심사로 가동 공백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쪽 판단을 가르는 자료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계속운전 최종 결정과 결정 시점, 각 원전의 실제 재가동 시점, 안전성 심사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지 기간의 미생산 전력을 다른 발전원이 얼마나 대체했는지도 자료에 없으므로 1조8천919억원을 실제 재무 손실과 동일하게 해석하면 계산의 범위를 넘어선다.
원자력·전력 업종에 전달되는 경로
- 원자력 발전: 가동률이 회복하면 전력 판매량이 늘어나는 구조다. 현재 확인된 수치는 실제 매출이 아니라 과거 평균 판매량과 79원/kWh를 적용한 기회비용이다.
- 반도체 전력 수요: 300㎿급 팹 약 12기는 공급 능력의 환산치다. 특정 팹의 가동이나 전력 구매로 연결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 AI 데이터센터: 360㎿급 시설 10기도 동일한 비교 기준이다. 원전 계속운전 승인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계약을 같은 사건으로 묶을 근거는 없다.
- 상장 종목: 제공된 자료는 직접 수혜 또는 피해를 받는 상장기업과 계약 관계를 특정하지 않는다. 원전 테마 전체를 단일 방향으로 평가하기보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심사 결과와 가동 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강세와 약세를 가르는 조건
강세 시나리오는 안전성 심사를 거쳐 계속운전이 승인되고 실제 가동으로 전환하는 경우다. 이때 판단 근거는 추산된 잠재 생산량이 아니라 발전설비의 재가동과 전력 판매 재개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 확대가 어떤 내용으로 반영되는지도 정책 방향을 읽는 기준이다.
약세 시나리오는 심사가 이어지며 가동 공백이 길어지거나 안전성 심사 결과가 계속운전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경우다. 판매 기회비용 추산은 누적될 수 있지만, 실제 재무 영향은 대체 발전 규모와 판매 조건이 확인돼야 계산할 수 있다. 지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전력 생산 공백이고, 아직 반영 근거가 없는 것은 승인과 재가동의 확정 효과다.
투자자가 다음에 확인할 지표
- 계속운전 심사의 최종 결정과 그 결정 시점을 확인한다.
-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의 실제 재가동 여부를 호기별로 구분한다.
- 재가동 이후 전력 판매량이 잠재 생산량 추산과 얼마나 맞닿는지 살핀다.
-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전·소형모듈원자로 관련 내용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확인한다.
📊 분석 데이터
시장 심리 악재
분류 근거 원전 4기의 가동 공백으로 이달 22일까지 전력 판매 기회비용 1조8천919억원이 추산됐지만 심사 결과와 재가동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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