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두 달 사이 액티브 ETF 5종이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수익률이 나빠서가 아니다. 기초지수 대비 초과수익이 커지면서 상관계수 0.7이라는 규정 하한선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잘 굴린 펀드가 규정 위반으로 문을 닫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사건의 전말
액티브 ETF는 패시브 ETF와 달리 운용역의 종목 선택권을 인정받는 대신,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해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상관계수는 수익률의 움직임이 지수와 얼마나 같은 방향, 같은 폭으로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문제는 이 숫자가 성과의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용역이 지수 구성종목과 다른 비중으로 베팅해 초과수익을 크게 냈다면, 그 수익률 곡선은 지수와 벌어지고 상관계수는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시장을 이긴 펀드일수록 퇴출 위험이 커지는 구조다.
업계는 이 기준을 두고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규제라고 지적한다. 미국 등 액티브 ETF 선진 시장에는 상관계수를 상장 유지 요건으로 못박은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액티브 ETF가 사실상 인덱스펀드의 변형이 아니라 진짜 액티브 운용임을 증명해야 살아남는 셈인데, 정작 그 증명이 성공할수록 상장폐지 사유가 되는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
구조적 배경
이 규정은 애초 액티브 ETF가 이름만 빌린 패시브 상품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상관계수 하한선은 사실 운용역의 자율성을 보장하려는 취지였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반대 방향의 리스크, 즉 초과수익이 과도해 상한을 넘는 상황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 액티브 ETF 시장이 커지고 일부 운용사가 공격적인 종목 편입으로 벤치마크를 큰 폭으로 이긴 사례가 늘면서 규정의 사각지대가 현실화된 것이다. 금융당국이 상장 유지 요건을 손질하지 않으면, 성과가 좋은 상품일수록 퇴출 후보에 오르는 역선택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
종목·업종 파급
- 한국투자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신탁운용이 ACE 브랜드로 액티브 ETF 라인업을 확대해왔는데, 초과성과 상품일수록 상장폐지 리스크에 노출된다.
- 키움증권: 자회사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히어로즈 액티브 ETF가 공격적 운용 전략을 앞세워온 만큼 규정 리스크에 민감하다.
- KB금융: KB자산운용의 KBSTAR 액티브 라인업도 동일한 상관계수 요건을 적용받는다.
-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액티브 시리즈가 국내 액티브 ETF 시장에서 최대 규모를 차지해, 규정 변경 여부에 따른 업계 전체 영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강세 vs 약세 시나리오
규제가 완화되는 쪽으로 움직이면 운용사들은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상품을 더 과감하게 내놓을 수 있고, 이는 액티브 ETF 시장 전체의 성장과 운용보수 수익 확대로 이어진다. 반대로 현행 규정이 유지되면 운용사들은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벤치마크 이탈폭을 스스로 제한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액티브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소극적 운용이 굳어질 위험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성과가 좋아 오히려 상장폐지되는 상품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한 리스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