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년간 누적된 가격 상승 압력이 한꺼번에 터졌다. 리처드 유 화웨이 단말 BG 이사장은 대다수 제조사가 적자를 감수하며 기기를 팔고 있다고 밝혔고, 그 진원지로 메모리 원가 통제 불능을 지목했다. 10년 넘게 유지돼온 저마진·고물량 스마트폰 생태계의 셈법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무슨 일인가
스마트폰 가격은 통상 부품 원가 변동을 완충재로 흡수하며 완만하게 움직인다. 그런데 이번엔 그 완충 여력이 반년 만에 소진됐다. 제조사들이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가에 전가하지 않고 마진을 깎아 버텨왔다는 뜻이고, 그 한계가 이제야 가격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리처드 유의 발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적자 판매가 특정 업체의 일탈이 아니라 대다수 제조사에 걸친 업계 전반의 현상이라는 점, 다른 하나는 그 원인을 수요 부진이 아니라 메모리 원가 통제 불능으로 명시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원가 구조에서 메모리(D램·낸드)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다음으로 비중이 큰 항목이고, 그만큼 원가 변동에 손익이 직접 노출된다.
배경과 맥락
메모리 원가가 통제 불능에 빠진 배경은 스마트폰 산업 바깥에 있다. 최근 수년간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설비투자는 AI 서버용 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급격히 재배치됐다. HBM은 웨이퍼 투입 대비 생산성이 범용 D램보다 낮아, 같은 라인을 돌려도 스마트폰·PC용 범용 D램·낸드 공급량은 줄어드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AI 서버 수요가 스마트폰용 메모리 공급을 잠식하며 범용 메모리 현물가를 밀어올렸고, 그 청구서가 지금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도달한 것이다.
시장·종목에 미치는 영향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범용 D램·낸드 판가 상승은 곧 메모리 사업부 ASP(평균판매단가) 개선으로 연결된다. HBM 쏠림으로 줄어든 범용 메모리 공급이 오히려 가격 결정력을 높이는 역설적 수혜 구조다.
-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세트업체: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면 마진 훼손이 지속되고, 전가하면 판매량 둔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저가 라인업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원가 전가 여력이 작다.
- 부품·모듈 공급망: 메모리 조달 비용이 세트 단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카메라모듈·디스플레이 등 다른 부품에 대한 원가 절감 압박이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 애플: 프리미엄 라인은 원가 흡수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메모리 조달 규모가 워낙 커 원가 상승의 절대 금액 영향은 작지 않다.







